나사로가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나서야 예수님은 베다니에 도착했습니다.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언니 마르다는 예수님을 맞으러 동네 어귀로 나왔고, 동생 마리아는 그냥 집에 앉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오빠를 잃은 슬픔에 아직도 잠겨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화급히 달려왔더라면 오빠가 죽지 않았을 터인데, 죽은 다음에 오신 것에 대해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맞은 마르다는 "주님이 여기에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에서 예수님에 대한 원망이 배어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편 나중에 예수님을 만난 동생 마리아 역시 32절에서 언니와 똑같은 말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다는 동네 어귀로 맞으러 나갔고, 마라아는 그냥 집에 앉아 있었던 점에 있어서는 서로 차이를 보입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을 맞으러 나가지 않은 이유가 섭섭한 감정으로 인해 예수님에 대해 화가 나서 그랬다고 단정지울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이 보인 반응의 차이가 마리아 쪽에서 섭섭함이 더 심해서 예수님에 대해 삐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응의 차이는 아마도 두 사람의 성격의 차이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추측해 봅니다.
누가복음 10장에 이들 자매의 집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함께 만난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고, 마르다는 접대준비로 바빴습니다. 곧 마르다는 행동파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마리아는 묵상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슬픔이 같았고 예수님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같았지만, 마르다는 평소의 행동파적인 시원시원한 성격에 따라 일단 예수님을 맞으러 나간 것입니다. 마리아는 평소의 내면적, 내성적 성격에 따라 슬픈 마음의 정리가 채 안 된 상태로 그냥 집에 앉아 있는 겁니다. 아무튼 마르다를 만난 예수님이 "네 오라버니가 살아날 것이다."고 말씀하셨지만 마르다는 믿지않았습니다. 마지막 날 부활 때에 그가 다시 살아나리라는 것을 내가 압니다."라고 투명스럽게 대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