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肉)은 흙의 세계를 상징하고, 영(靈)은 하늘의 세계를 뜻한다. 육은 아담의 후손 즉, 멸망받기로 예정된 진노의 자식들 무리요, 영은 둘째 아담 예수의 새 하늘의 거듭난 백성들의 모임이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자기가 알고 있는 율법으로 말미암아 신령한 학자이므로 천국에 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인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니고데모는 육과 영을 분별치 못하고 있었다.
자기의 선한 공로가 천국과 직결되어 있음을 의심없이 믿고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는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성령으로 난 것은 영이』라고 냉정히 가르쳤다. 모든 종교가들은 인간의 구원은 자신의 공로 여하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고 믿었을 것이다. 고양이가 거북이의 세계에 들어가려면 거북으로 거듭나야지 거북이 흉내를 낸다고 거북이가 된 것이 아니다. 여전히 거북이와 고양이는 다른 과(科)다.
니고데모는 계속 기이히 여겼다. "인간 구원"은 공을 들인 만큼의 자격에 의하여 이뤄진다고 믿어왔던 것이다. 창세 전 아직 태어나기도 전에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기도 전에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 예정되어진 것임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왜 에서는 미움 받고, 왜 야곱이 사랑을 받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주권을 모르고 기이히 여겼다. 주는 영의 세계에서 홀로 행하신다.